청산가리보다 독한 유박비료는 강아지 산책의 적
오늘은 청산가리보다 독성이 6천 배나 강한 유박비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이슈가 되면 한 1주일 난리 쳤다가 소리 없이 잊히게 되는 것 중에 하나가 이 유박비료의 위험성인데요.
작년에 이지안님의 강아지가 누군가 담 넘어 유박비료를 던져서 그걸 먹고 목숨을 잃기도 했고, 애견카페 도그 XX에서도 이 비료를 써서 강아지가 하늘나라로 가는 사태가 있었습니다. 청원에도 종종 등장하기도 했었죠. 하지만 지금도 우리가 강아지와 산책을 나가면 어딘가에 뿌려져 있는 게 현실입니다.
유박비료란?
피마자,쌀겨,유채 등에서 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로 만든 비료.
특징:사료와 비슷한 형태로 생겼고,고소한 냄새가 남.
생김새:사료와 비슷하게 펠릿형태로 되어 있음.
유박비료의 주원료:피마자(아주까리)
피마자의 특징:독성이 청산가리의 6천 배에 달하는'리신'이 들어있음.
꽃이나 화목류,작물등이 잘 자라게 하기 위해서 겨울~봄에 뿌리는데요. 이 비료는 가격이 다른 비료보다 저렴해서 많이들 이용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화단에도 많이 뿌리고 공원의 조경을 위해서도 많이 사용됩니다. 식물이 가지고 있는 가장 강한 독성인 리신을 가지고 있는 게 피마자입니다.
피마자에 들어있는 리신의 위험성
식물독 중에 가장 강한 리신
체중 60kg인 사람의 치사량이 18mg
강아지의 치사량은 20mg/kg
5kg 정도 되는 강아지가 만약에 유박비료 100g을 먹는다면 몸에 흡수되는 피마자박(리신의 함유량 1~5%)은 10g(리신 100~500mg)인데 사실 0.0001g만 먹어도 사람이 사망할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리신은 매우 위험한 독극물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매우 소량을 집어 먹었다고 하더라도 사망할 수 있는 것이죠.
문제는 이 유박비료가 매우 고소한 냄새가 나서 산책하다 보면 반려견들이 냄새에 홀려서 먹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강아지가 유박비료를 먹었을 때 증상(리신 중독증상)
구토/출혈성 설사/고열/복통/발작/보행장애/황달/혼수상태
강아지가 유박비료를 그냥 꿀떡 삼켰을 때와 씹어서 삼켰을때 상황이 다릅니다. 씹어서 삼켜서 소화기관에 들어가면 더더욱 심각한 증상을 보이게 됩니다. 씹어서 삼키게 되면 더욱 리신의 독성이 빠르게 흡수되어 위장 세포가 손상됩니다. 그렇게 해서 혈변을 보게 되거나 혈토를 하게 돼요.
6시간 이내에 증상이 나타나는데요. 간 손상과 함께 부종, 황달, 복통, 고열, 발작, 제대로 걷지 못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서 혼수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증상이 나타나면 손쓰기가 어렵다고들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 강아지가 뭔가를 먹었다..(그 주변에 유박비료가 있다?) 그러면 바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중요! 강아지가 유박비료를 먹었을 때 조치사항!
순식간에 병원에 미친 듯이 가야 합니다.
왜? 리신 해독제는 없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치료제가 있을 거라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으시던데 리신은 답 없습니다.
골든타임이 2시간입니다. 강아지가 유박비료를 먹고 소화를 하는 과정에서 체내에 흡수되기 시작합니다.
체내 흡수가 되기 전에 조치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1. 강아지 입안을 확인하세요.
먹은 게 뭔지 확인하기 위해서 한번 살펴보고 만약 아직 입안에 유박비료가 있다면 꺼내서 사진을 찍어두세요.
그리고 입안의 것을 다 뱉어내게 해야 합니다.
2. 먹은 것이 유박비료가 맞다면 구토를 유발해야 합니다.
-구토유발 방법
(최대한 강아지에게 해가 되지 않는) 강아지 구토유발 방법으로는 과산화수소 3%를 강아지 몸무게 kg당 1.1ml 경구투여(입에 직접 투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과산화수소 3% 짜리가 없고 보통 가정집에 있는 30~35%짜리라면 물에 희석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구토유발 시 주의사항
혹여나 강아지가 경련이나 심장발작 등의 증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 의식이 이미 흐릿한 상태라면 건드리면 안 됩니다. 어떤 것을 먹었는지에 따라 다르지만 유박비료가 아닌 동전, 뾰족한 것, 건전지 등 역류 과정에서 기도가 다칠 수 있는 걸 먹었다면 오히려 다칠 수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처치 방법이 달라집니다.
3. 사람이 뇌출혈이 왔다고 생각하고 미친 듯이 병원으로 가시되 침착하세요
정말... 매우 심각한 상황인 거라는 걸 반드시 인지하시고 최대한 빨리 동물병원으로 가서 조치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평소에 주변의 동물병원을 미리 알고 있어야 하고 여행을 가더라도 제일 첫 번째로 확인해야 할 것이 가는 여행지의 동물병원 위치 확보입니다.
4. 병원으로 이동하면서 병원에 바로 전화를 해서 응급상황을 알리세요.
"유박비료를 먹었어요."
"강아지 몸무게는 몇 킬로예요."
"먹은 지 지금 시간이 몇 분 지났어요"
등 병원에 알려주고 가자마자 바로 구토유발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하세요.
병원에 가면 접수하고 엑스레이 찍는 등 이것저것 하다 보면 시간이 또 금방 지나갑니다.
정말.. 시간이 관건입니다. 구토유발을 해야 합니다. 바로바로 구토를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 모든 상황이 1시간 이내에 끝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세요!
5. 다른 환자분께 양해를 구하세요.
병원에 가면 보통 첫 번째로 구토유발을 합니다. 그런데 구토유발에도 전부 토해내지 않은 상태이거나 이미 소화흡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면 위세척까지 해야 합니다. 1차적으로 절대로 위에서 흡수가 진행되는 상황이 가지 않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보호자의 역할입니다.
6. 수액치료와 대증치료
이미 흡수가 진행된 상황이라면 위세척을 해서 흡수가 되지 않도록 병원에서 조치를 취해줄 겁니다.
그리고 수액 처치를 하고 상태를 지켜보면서 할 수 있는 치료를 할 것입니다.
병원에서 보통 얘기하기로는 2시간 이내에 병원에 온 강아지들은 위세척하고 수액 치료하면서 케어를 하면 괜찮아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 시간을 넘어가면 아주 고생하게 되는 케이스가 생기거나 너무 지체되어버리면 결국 입원 치료하다가 하늘나라로 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만큼 강아지에게 위험한 것이 유박비료입니다.
7. 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끝났다면 병원에 활성탄을 같이 급여해달라고 하세요.
활성탄 효과:진통제 역할, 해열작용, 담배의 니코틴 제거, 배기가스 벤자 피린 제거, 농약성분 파라치온 제거, 위염, 위궤양, 간염 치료와 간염 예방에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피검사를 하고 경과를 지켜보면서 다시 재검을 해서 강아지의 상태 확인을 해주세요.
완전하게 괜찮아질 때까지 수액치료 등 병원에서 조치해주는 치료 등을 병행하셔야 합니다.
독약을 먹은 것과 같은 상황이니까요..
강아지 유박비료 피해 예방하려면?
강아지가 유박비료를 먹게 되는 건 보호자의 책임입니다.
산책하면서 아무거나 주워 먹는 행동을 하는 강아지라면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1. 산책할 때는 휴대폰 보지 마라!
정말이지 강아지랑 산책하러 나와서 보호자는 휴대폰만 쳐다보고 있는걸 매일 목격합니다. 도무지 이해가 안 됩니다.여기저기 냄새 맡으면서 그 순간 강아지가 뭔갈 먹어버린다면 보호자는 강아지가 뭘 먹은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모른 채 있다가 강아지가 구토를 하고 발작을 하고 심정지가 오게 됩니다. 보호자들이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산책할 때는 강아지만 보고 강아지와 교감해야 합니다.
2. 평소 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먹지 않도록 훈련해야 합니다.
집이 아닌 밖에서 산책하다가 무언가를 주워 먹으려고 하면 즉시 목줄을 잡아당겨서(반려견이 놀라더라도) 제지하고 앉아 시킨 다음에 간식을 주는 훈련을 해보세요.
3. 평소에 다니는 산책길에 대한 정보를 보호자가 꿰고 있어라.
내가 매일 나가는 산책로에 유박비료가 뿌려져 있는지 상황 파악을 하고 있어야 합니다.
지금 시기에 유박비료를 뿌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봄까지 유박비료를 뿌려서 아파트 화단 조경과 공원의 조경들이 봄에 만개하게 하는 거죠. 이 시기에는 더욱 자주 유박비료를 발견하게 됩니다.
유박 물질의 주성분인 피마자(아주까리, Castor)의 씨앗에 있는 '리신'은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생화학테러물질로 분류할 만큼 심각한 독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리신은 가열하면 독성이 사라지긴 하지만 그냥 먹게 되면 중독증상으로 목숨을 잃게 됩니다. 이 유박비료의 생산과 유통을 중단해달라고 국민청원까지 등장할 만큼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데 원료대체가 어려워서 계속 유통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유통되는 유기질비료는 20가지가 넘는데요.
보통 혼합유박, 혼합유기질비료, 유기복합비료가 대부분입니다. 여기서 혼합유박과, 혼합유기질비료는 피마자가 주원료로 들어갑니다. 농사를 짓는 입장에서는 가격도 싼데 양분도 좋아서 이보다 더 나은 게 없다 보니 지속적으로 유통되는 상황입니다. 지금도 인터넷에 검색하면 심심찮게 유박비료를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비료를 아파트 단지나 공원등에 뿌리고 있기 때문에 항시 우리 강아지들은 외출하는 순간 위험에 노출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즐겁게 산책하다가 갑자기 생이별하고 싶지 않다면 보호자가 휴대폰을 보지 않고 강아지를 보는 것이 첫 번째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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