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레트리버를 순하고 착하다고 했나? 오늘 일어난 사건에서 보이는 레트리버는 영락없는 문제견이었고 레트리버의 보호자는 무개념이었다. 평소에 짖고 공격성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레트리버의 탈을 쓰고 있다는 이유로 입마개도 하지 않고 컨트롤할 힘도 없으면서 두 마리를 데리고 나와서 마치 줄을 놓다시피 하고 '야'하는 외마디 비명만 들리더니 순식간에 레트리버 두 마리는 진돗개의 목과 다리를 물어뜯었다.
레트리버의 리드줄은 왜 놓쳤나?
제보자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여성 보호자가 레트리버 두 마리를 데리고 나오고 남자 보호자가 진돗개와 산책을 하고 있다.진돗개 보호자는 리트리버가 짖는걸 보고 가는 방향을 바꿔서 다른길로 피해갈려고 하는게 보이는데 그 순간 리트리버 보호자는 '악'하고 소리를 지르면서 리드줄을 놔버린다.이건 영상을 다시보고 다시봐도 놓친다고 보여지지 않는다.왜냐하면 리트리버가 가로지른 길은 찻길이다.정말 자신의 반려견을 사랑하는 보호자라면 보호자의 입이 깨지는 한이 있어도 차가 오는 찻길로 반려견이 나가지 못하게 했을 것이다.그런데 그냥 너무 쉽게 놓아버린다.힘에 부치는 느낌도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개인적으로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다.상식적으로 내 강아지가 공격성이 있고 힘이 쎄기 때문에 내가 컨트롤이 안된다는것을 평소에 느꼈을텐데 말이다.이 여성보호자는 힘도 없고 제어도 안되면서 무슨 똥베짱으로 사나운 리트리버 두마리를 함께 데리고 나온 건가? 이런 상황에서 목줄을 잘하고 있던 반려견과 견주는 내 강아지가 물어뜯기는걸 그냥 봐야 한다.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이다.
산책 나갔다가 당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필자는 저런 기분이 어떤 것인지 매우 생생하게 잘 안다. 순간 털이 바짝 곤두서면서 위협을 느끼게 되고 필사적으로 나의 강아지를 보호하려고 하지만 그 과정에서 견주이든 보호자든 다치는 상황이 발생한다. 급하게 강아지를 안았는데 목줄 없던 강아지가 나의 강아지를 공격하기 위해서 점프해서 내 팔을 물고 대롱대롱 매달렸던 기억이 있다. 순식간에 팔에 구멍이 뚫리고 나에게 안겨있던 내 반려견은 그대로 내 품에서 배변을 했다. 다행히 반려견이 다치지 않았지만 그 트라우마는 아직도 남아있다. 리드 줄을 놓칠 만큼 힘도 없으면서 산책은 왜 나왔고 공격성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입마개를 안 한 이유는 뭘까?
레트리버는 순한 견종이다?
의외로 리트리버 사고는 심심찮게 나오고 문제견중에 레트리버가 참 많다. 레트리버가 문제견일 때는 보호자가 문제가 있을 때가 대부분이다. 진돗개가 공격을 당한 오늘의 사고도 마찬가지다. 결국 진돗개는 목을 크게 다치고 다리를 다쳐서 봉합수술을 했다. 상당시간이 지난 지금도 진돗개의 견주와 진돗개는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예기치 못한 공격에 의해서 진돗개는 없던 공격성이 생기는 증상도 보이고 있는데 가해자는 여전히 입마개도 안 하고 동네에서 산책하고 있다고 한다. 이 정도면 뇌가 없는 수준이다. 이런 사건은 가해 견의 견주가 수위 높은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목줄 사고, 물림 사고가 항상 이슈가 되고 사고 횟수도 늘어만 가는데 이런 경각심 없는 견주들은 반려견을 키울 자격도 없고 자식도 키울 자격이 없다. 그렇지 않을까? 제대로 훈련도 못 시키고 제대로 통제도 못하면서 키울 자격이 있나?
레트리버를 키워본 견주로서 절대로 키우기 쉽지 않은 견종이다.아마 리트리버 보호자라면 다들 동의할 것이다. 너무 귀엽고 축 처진 눈에 순한 인상만으로 입양하게 되면 그때부터 악몽이 시작된다. 사고를 엄청나게 많이 친다. 1살에서 3살까지는 에너지가 엄청나기 때문에 그 기간에 충분히 함께 산책을 하고 놀이를 하면서 교감하고 훈련하지 않으면 대책 없는 사고뭉치로 성장하게 된다. 말썽도 엄청 많이 피우기 때문에 키우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의외로 파양률이 매우 높은 견종이고 미국에서는 문제견 1위에 등극해있다. 지능이 높아서 똑똑하고 사람과 공감하는 능력이 높지만 견주가 충분한 경험이 없고 훈련과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못하면 심각한 문제견으로 성장하는 게 레트리버다. 보호자는 산책 기계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젊고 혈기 왕성하면서 충분한 체력을 가지고 있고 반려견을 통제하고 리드하는데 능숙한 보호자가 키워야 하는 견종이다. 영화나 사진 등에서 보이는 사슴 눈망울에 이끌려 키웠다가는 오늘 뉴스에서 봤던 레트리버처럼 클 수 있다.
개들끼리 싸움이 붙었을 땐 어떻게 해야 할까?
난 산책 나가서 대형견의 공격을 받아본 적이 있기 때문에 항상 반려견과 산책을 나갈 때 머릿속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 막상 반려견끼리 싸우게 되면 중재하기가 쉽지 않다. 주인이고 뭐고 안하무인이 되어서 흥분도가 매우 올라가기 때문에 유혈사태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일 경우가 많다.
첫 번째. 중성화를 하지 않은 수컷이나 암컷 강아지는 발정기일 때 매우 신경 써야 한다. 발정기에는 평소보다 훨씬 예민해지고 공격적인 성향을 보인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강아지가 많은 곳은 피하고 조용한 시간대를 골라서 산책을 하는 게 더 낫다.
두 번째. 평소에 주인보다 서열이 높다고 생각하는 강아지들은 산책 중에 다른 강아지와 싸움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평소에 주인이 확실히 리드를 하고 통제하고 있다면 다른 개와 싸우면 안 된다는 것에 대해서 인지하기 때문에 사고 발생 위험이 적다. 이런 이유 때문에 복종훈련을 시키는 경우가 많다.
평소에 예방할 수 있게 훈련과 교육은 기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럴 때는 사실할 수 있는 게 몇 가지 없지만 큰소리로 고함을 지른다(자칫하면 개가 공격을 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또 다른 방법으로 가지고 다니는 물을 뿌린다. 순간적으로 정신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이다. 정원관리나 세척을 하는 용도로 쓰는 호스가 매우 유용한데 평소에 그런 걸 가지고 있진 않으니 물일 있다면 뿌리거나 시끄러운 캔 같은 걸 마구 떨어뜨리거나 가지고 있는 간식을 던져서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는 방법도 있다. 이런 방법이 다 통하는 건 아니지만 시도해볼 만한 가치는 있다. 경험에 의하면 낙엽을 쓸어 담아 묶어뒀던 100L 봉투를 뜯어서 사정없이 뿌려서 진정시킨 적이 있다.'어떡해?''어떡해'하는 것보다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그래야 조금이나마 개를 키울 자격이 있는 것이다. 레트리버는 절대로 순한 강아지가 아니다. 보호자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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