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걸 꼬리 자르기라고 한다. 정작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책임을 전가하면서 애먼 용산 경찰청장을 대기발령 내렸다. 이태원 참사의 또 다른 피해자가 될 모양이다. 항상 그랬듯이 사고가 터지기 전에 예방하고 대비는 못하고 사고가 터지면 국민들 운운하는 윤석열 정부. 아직 애도기간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서로 책임 전가하고 남 탓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에게 돌아오는 화살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고 있다.
용산 경찰서장 대기발령 사실상 꼬리자르기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태원 참사 보고가 들어간 게 소방청이 먼 저였다는 게 이유다.
- 이태원 참사 발생 시간 10월 29일 밤 10시 15분
- 소방청이 상황실에서 대통령실 국정상황실 통보시간 밤 10시 53분
-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 시간 밤 11시 1분
- 경찰청 용산 보고 오전 12시 5분
윤석열은 소방청에게 보고를 받고 밤 11시 21분 첫 지시를 내리고 30일 오전 12시 16분에 2차 지시를 내린다. 소방청보다 1시간 12분 정도 늦게 보고를 했다는 것이 이태원 참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맞는 걸까? 용산 경찰서장은 서울청에 기동대를 보내달라고 요청도 했고 병력 협조 요청도 했다. 그런데 갑자기 경찰청은 이태원 참사에 대응이 늦었다며 서울청과 용산구청, 이태원역 등 8개 기관을 셀프 강제수사를 하면서 용산 경찰서장을 대기 발령하고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현장대응이 어땠는지 파악하겠다는 것이라는데 어째 모양새가 웃긴다. 예방과 대비에는 무방비로 있더니 누구 하나 꼬리잡기 할 때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신속대응이기 때문이다.
용산구를 책임져야 하는 용산구청장과 행안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은 윤석열 라인이어서 책임질 생각이 없는 건가? 떠밀려서 한꺼번에 모여서 대충 사과하고 꼬리 자르기 하면 끝날 사태라고 생각한 걸까? 시민들의 신고건 11건 중 4건을 제외한 7건은 출동하지 않고 현장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민단체가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을 공수처에 직무유기로 고발했는데 그에 대한 결과는 용산 경찰서장을 대기 발령하고 꼬리 자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권 이임재 용산경찰서장
이임재 용산 경찰서장은 호남 출신으로 문재인 정권 시절 용산 경찰서장에 임명된 인물이다. 이게 미끼가 되어 일부 우파 성향 누리꾼들과 정치권에서 책임론을 꺼내 들기 시작했고 하루 만에 희생양이 되었다. 민주당뿐만 아니라 경찰서 내부망에서도 이 문제를 놓고 시끌시끌한 상황이다. 대기발령이라 함은 징계를 내리기 전에 업무 수행이 곤란하다고 보고 보직해제 조치를 내리는 것이다. 경찰청은 이임재 용산 경찰서장이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어렵다고 하면서 대기발령 조치하고 임현규 경찰청 재정담당관을 신임 경찰서장으로 임명했다. 과연 이임재 용산경찰서장의 잘못일까?
윤희근 경찰청장의 대처방식
언론의 질타와 여론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윤희근 경찰청장과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책임론이 거론되기 시작하자 윤희근 경찰청장은 기자단 앞에 서서 고개 숙이고 사과하면서 112 신고 처리 현장대응이 미흡했다면서 강도 높은 감찰과 수사를 할 것이라고 했다. 112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윤희근 경찰청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이상민 행안부 장관,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 여론의 뭇매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국민에게 내놓은 미끼가 이임재 용산 경찰서장인 것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방경찰청장을 거치지 않고 초고속으로 승진한 경찰대학 출신이며 경찰청장으로 임명되자마자 김건희 '허위경력 의혹'을 수사하고 있던 수사대장을 교체했다. 윗선에서 책임지겠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마치 재물처럼 내놓은 문재인 정부 출신의 이임재 용산경찰서장 대기발령조치... 꺼림칙하다. 순식간에 언론사들은 경찰을 타깃으로 삼아서 화살을 마구 꽂아대고 책임 지울 사람을 찾고 있다. 대한민국 정말 섬뜩한 나라다.
경찰 내부 반발
경찰청장의 감찰지시와 함께 모든 언론이 경찰에게 책임을 돌리는 여론몰이가 시작되자 경찰들의 반발이 시작됐다. 블라인드를 비롯해서 경찰 내부망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는 중이다.
"이태원 파출소 직원의 90%가 20대, 30대 젊은 직원이고 그중에 30프로 이상은 시보도 끝나지 않은 새내기 직원과 기동대에서 현장 경험 없이 일선으로 나온 직원들로 채워져 있다. 그로 인해서 항상 인원에 대한 고충이 있었고 늘 더 많은 인원이 필요했다. 인원 충원 제대로 해주셨는지 관련부서에 묻고 싶다. 주말마다 있는 금, 토 야간근무 이태원 지구촌축제에 연이은 이태원할로윈행사 주간 연장근무와 3일 연속 야간근무에 대기시간도 없이 112신고를 뛰어온 파출소 직원들입니다.112신고가 있었는데 현장통제를 왜 안했냐고요? 112 신고는 시간당 수십건씩 떨어집니다.이태원파출소 그날 본 근무직원 11명이었고 탄력근무자 포함 총 30명 남짓 근무했습니다.(평상시 금,토 야간에 15명 정도 근무하면서 80~100건의 신고를 처리합니다.) 112 신고 뛰어다니면서 처리하기도 바쁜 상황에서 압사사고를 예상해서 통제하고 있었다면 112 신고는 또 누가 뛰나요? 혹여 강력사건이라도 떨어져서 누군가 죽었다면 왜 가만히 걸아가는 사람들 통제하느라 강력사건 못 막았냐고 비난하시겠죠? 10만이 넘는 인파가 몰릴 것이라는 예상은 누구나 했습니다. 안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그 대비는 이태원파출소 소속 직원만 했어야 했나요? 경찰청, 서울청은 뭐하셨나요? 경찰청장 뭐했습니까? 예상 못하셨나요? 광화문 집회에 그렇게 많은 기동대가 필요한가요? 제 체감상으로는 VIP(윤석열 대통령) 연도 경호에 동원된 인원보다 덜 지원해주신 것 같습니다. 일이 터졌으니, 112 신고가 있었으니 책임은 일선 경찰관이 져야 되는 것입니까? 한 명이라도 더 살리고 싶었습니다. 살려달라 손 내밀던 모든 손을 잡아주지 못해서 그 기억을 이 채 가시지 않아 괴로워하는 젊은 경찰관들입니다. 자신들을 자책하며 괴로워하는 현장 경찰관들에게 사고에 대한 책임까지 짊어지게 하는 것이 최선입니까?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당신들은 뭐했습니까? 아무 대비책도 없었고 관심도 없었던 서울시장, 경찰청장, 용산구청장 및 윗선 본인들 스스로 먼저 감찰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이태원 파출소 직원의 처절한 심정이 고스란히 담긴 이 글은 꼬리 자르기 하는 윤석열 정부를 비롯한 책임자들에게 따끔하게 충고를 하고 있다.
이태원 참사 당시 이태원파출소 직원들은 20명이었다. 이 20명에게 책임을 돌리는 경찰청장이나 여론의 타깃으로 만드는 윤석열 정부의 꼬락서니가 너무 보기 싫다. 20명으로 10만 명을 어떻게 통제하고 해결할 수 있단 말인가? 윤희근 경찰청장은 취임할 때 취임사에서 "일선 경찰관은 슈퍼맨이 아니다. 경찰 만능주의를 극복하겠다"라고 말했으나 어느 순간 남 탓하는 윤석열 정부에 녹아들어 남 탓하고 꼬리 자르기에 앞장서고 있다. 진정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어디 있는가? 그리고 언제까지 이렇게 미리 대응하지 못하고 남 탓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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