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산불 강아지들 주인잃고 집잃어,애완동물 재난 대처법 발의는 깜깜이더니..

울진 산불에 강아지들은 대피도 못하고 하루아침에 유기견 신세

2019년에 강원도에 화마가 덮쳤었죠. 그 당시 어마어마한 산불이 급속도로 번지면서 엄청난 피해를 낳았고 전 국민이 구호성금을 보내고 소방대원들과 구급대원들이 대거 투입돼서 엄청나게 고생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제 그 피해가 어느 정도 잊힐까 했는데 또다시 걷잡을 수 없는 화마가 지속적으로 덮치면서 울진으로까지 번졌습니다.

2019년 강원도 산불 당시 행정안전부의 재난대처법에는 강아지를 비롯한 반려동물 구조에 대한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그 당시에 이렇게 재난이 발생했을 때 동물들도 대피할 수 있는 법안이 필요하다고 해서 발의가 되었습니다.

행정안전부의 재난대처법에는 동물은 대피소에 들어갈 수 없으니 재난을 대비해서 동물을 맡길 친구, 친척들을 알아봐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이게 무슨 법이야.)

 

그래서 임시로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유기동물 응급치료센터가 소방청과 호흡을 맞춰서 동물구조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고 서울시의 지원으로 설립된 서울대 수의과대학 동물응급센터는 전문인력이 24시간 대기하면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산불에 그을린 강아지들은 허망한 표정으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 채 불길을 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불길이 덮치자 목줄에 묶인 채 비명을 지르는 강아지들도 있고 목줄이 풀린 강아지들은 도망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화재가 발생했는데 주인들은 자기 목숨만 보전하기 위해서 반려견은 버리고 떠나버린 것이죠. 일부 보호자들은 강아지를 구조해서 데리고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뜬장에 가둬둔 울진 강아지들은 그대로 가둬둔 채 도망쳐버려서 그대로 불길을 맞아서 온몸에 화상을 입거나 사망했습니다. 목줄을 풀어주고 뜬장문이라도 열어줬다면 목숨이라도 건졌을 텐데 그대로 두고 달아나서 애꿎은 강아지들만 불에 타 죽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알고 동물 구호단체들이 나서서 구조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전 정말 이런 상황이 되풀이되는 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우리나라 반려동물 재난대처법

 

현재 재해구호법 제3조

구호 대상을 '이재민, 일 시대 피자, 이외 재해로 인한 심리적 안정과 사회 적응 지원이 필요한 사람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애완동물 재난대처법은 어떨까요?

애완동물 소유자들은 가족 재난계획에 애완동물 항목을 포함시키십시오. 애완동물은 대피소에 들어갈 수 없다는 사실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봉사용 동물만 허용합니다.) 따라서 대피할 경우를 대비해 애완동물을 위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지역 외부에 거주하는 친구나 친척들에게 비상시 자신과 애완동물이 머물 수 있는지 알아보십시오.

-또한 재난으로 인해 자신이 귀가하지 못할 경우, 애완동물을 돌봐달라고 이웃이나 친구, 가족에게 부탁하십시오.

-비상사태 기간 동안 담당 수의사나 조련사가 동물을 위한 대피소를 제공하는지 알아보십시오.

-재난기간에는 애완동물을 운반용기에 넣어 데려가십시오. 이렇게 하면 애완동물에게 보다 안정감을 주고 안심을 시킬 수 있습니다.

-자신의 애완동물이 숨는 장소를 알아두면 동물이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쉽게 찾아낼 수 있습니다.

-재난기간에 애완동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거나 대피소로 보내는 경우 필요한 물품들을 준비하세요.

-물, 사료와 운반용기

-목줄, 입마개

-최근 접종한 모든 백신과 건강기록

-애완동물을 위한 약품(필요한 경우)

-애완동물 운반용기나 우리(화학 운반기에 바퀴를 달아서 사용할 수도 있는 것)

-오물 수거용 비닐봉지

-애완동물의 사진

화재에 화상을 입은 강아지를 데리고 대피한 할머니가 황망한 표정으로 강아지를 쓰다듬고 있다.

힘들 때 인간관계 정리된다더니 반려동물과의 관계도 정리되나?

결국 화재가 발생하거나 지진이 일어나면 보호자가 알아서 해야 한다. 대피소에 데리고 갈 수 없으니 알고 있어라.라는 희한한 법령입니다. 포항에 지진이 심각하게 생겼을 때도 위와 같은 법령을 적용했고, 이번 울진 산불도 마찬가지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반려동물을 데리고 급하게 대피한 사람들은 오갈 데도 없는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소중한 가족이라고 입양했던 반려견들이 재난이 발생하자 대인관계 정리하듯이 정리되어 주인을 잃는 상황과 대피소에 데리고 갈 수 없기 때문에 떠돌이로 전라 가는 상황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이런 상황은 결국 유기견을 발생시키게 되고 구조된 아이들은 다시 입양이라도 고려해볼 수 있는 대상이 되겠지만 그렇지 못한 반려견들은 들개가 되어서 사회와 고립되고 따가운 시선에 내몰리다가 언젠가 정치인 누가 얘기했던 '들개는 총으로 쏴 죽여야 한다'는 말처럼 슬픈 견생을 마감할 수도 있는 현실... 이런 상황은 제도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는다면 계속 되풀이될 것입니다.

반려견뿐만 아니라 닭, 소, 돼지 등도 화마에 갇혀서 사망하거나 다치는 등 이재민들의 재산피해와 함께 삶을 송두리째 태워버리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재민과 반려동물들이 끔찍한 재난에 의해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상황입니다.

 

다른 나라의 반려동물 재난대처법은 어떠할까?

미국

• 반려동물 동반 가능 대피소 마련
• 반려동물과의 이동을 고려한 재난대비 모의 훈련
• 인수공통 감염병에 대한 안내
• 각 주별로 반려동물 재난 대응 관련 법 마련
• 민간 동물보호단체와의 협업
• 플로리다주:인공재해 및 자연재해 발생 시 개를 묶은 채 외부에 두는 행위를 1급 경범죄로 처벌하는 법안 제정

영국

• 반려동물 동반 가능 대피소 마련
• 동물 축종 별 대피 요령 마련(개, 고양이와 같은 반려동물/소, 말과 같은 큰 가축동물/동물원의 동물/농장동물/특수동물)
• 반려동물과의 이동을 고려한 재난대비 모의 훈련
• 민간 동물보호단체와의 협업

호주

• 반려동물 동반 가능 대피소 마련
• 재난 단계별 지침(재난 발생 전과 발생 후)
• 산불 시 구체적이고 다양한 지침 마련(위험 증상, 반려동물을 열로부터 보호하는 법)
• 집에 남겨진 반려동물을 구조하는 단체 존재
• 민간 동물보호단체와의 협업

일본

• 반려동물 동반 가능 대피소 마련
• 재난 단계별 지침(재난 발생 전과 발생 후드 총 7단계의 지침 마련)
• 반려동물을 집에 두고 왔을 때 행동지침 마련

선진국들의 재난대처법이나 대형화재로 인해서 엄청난 시련을 겪었던 호주 등의 나라는 세세한 재난 관련 지침들이 수립되어 있습니다. 모두 반려동물과 동반 가능한 대피소가 마련되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반려동물은 안된다고 합니다. 그러면 대피소를 두 개 만들면 되는데 말이죠.

 

언제까지 민간단체에만 의지할 것인가?빠른 제도마련 시급

매번 이런 화재나 재난이 발생하면 민간단체와 동물 구호단체에 의지해왔습니다. 행정안전부나 정부차원에서의 대책은 전혀 관심도 없는 듯합니다. 그러면서 동물보호법에 대해서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정책만 쏟아내고 실효성도 실용성도 없는 이상한 제도만 추진하는 거꾸로 가는 모양새는 참 슬픈 현실입니다. 반려동물 1500만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 장마가 왔을 때, 태풍이 왔을 때, 화재가 발생했을 때 반려동물도 생명으로 여겨지는 시스템이 생겨야 할 것입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이런 재난이 오더라도 함께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텐데 이런 제도 때문에 막혀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생기는데요. 반려동물을 불편해하는 사람들을 배려해서 다른 나라처럼 반려동물과 동반이 가능한 대피소를 따로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유기견의 숫자를 줄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고 보호자들 또한 끝까지 책임감 있게 반려동물과 함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반려동물도 생명입니다. 불타면 아프고 고통을 느끼는 건 사람뿐만 아니라 반려동물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록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이 수준이 낮아서 하나의 소유물 혹은 재물로 여기고 있지만 엄연히 고통을 느끼는 생명이기 때문에 이런 기초적인 지침 마련이 어려운 것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제대로 된 지침과 제도가 마련되는 게 시급합니다. 물론 사람이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반려동물의 생명이 소중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위기 상황에서 모든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국가라면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어떤 상황이든지 구호단체의 사각지대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이런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제도개선이 중요합니다. 부디 이런 재난이 다시없길 바라고 혹여나 재난이 발생하더라도 적절한 대처로 인명피해와 반려동물과 가축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